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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마케터 성장기 4월. 하늘에서 쏟아지는 일억개의 일

해외직장생활 by 토마토민

by 토마토민 2021. 5. 9.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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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개월 동안은 우여곡절이 참 많았다. 

리테일 팀에서 시속 200Km로 일하다가 디지털 마케팅 분야로 옮긴 이후 속도가 늦어지자 마음이 불안했다.

시간을 갖고 클라이언트들에 대해 분석을 하고, 전략을 짜고 방향성을 잡고 하는 일이 정말 재밌었지만 역시나 이미 활성화된 프로젝트 안에서 배우는 게 초반 지식을 끌어올리는데 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매니저한테 추가적으로 일 배당을 요청했다.

 

나는 역시나 편암함을 못 즐기는 사람인 것인가?

뭔가 뒤쳐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조급해졌고, 조금이라도 액티브한 클라이언트를 맡아서 다양한 분야의 캠페인을 배우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실수였다.

3월, 4월에는 정말로 일이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새로 맡게 된 클라이언트는 Consumable 산업에서 상당히 유명한 이름을 들으면 모두가 아는 커다란 브랜드였다.

오프라인 시장은 이미 점령한 이 브랜드는 현재 온라인 시장에서 브랜드의 입지를 다지려고 하는 중이라 훨씬 액티브한 접근법을 사용했다.

판매 촉진을 타겟으로 하는 Lower funnel 보다는 브랜드 영향력에 더 중점을 둔 Upper funnel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보니 ROAS 보다는 Reach, 그렇다면 어떤 고객들에게 Reach 할 것인가를 목표로 하는 캠페인 전략을 짜야했다.

 

솔직히 그 전까지 내 클라이언트들은 Lower funnel 퍼포먼스를 더 중점으로 하고 있다 보니 이런 캠페인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막막했다. 게다가 이 클라이언트의 일을 맡자마자 브랜드 인식 변화 스터디니, 온라인 캠페인이 오프라인 판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는 마켓 스터디들이 함께 연관된 조금은 복잡한 프로젝트를 시작하려니 약간의 패닉 상태가 왔었다.

 

하루는 너무 긴장 상태가 지속되다보니 심장이 콩콩콩콩 뛰었다. 이러다가 정말 패닉 상태로 빠지는 게 아닌가 하여 일어나서 숨을 고르고 앉기를 반복했다. 

그런데 역시 사람은 하면 다 하게 되어있더라.

우선 쉬운 것부터 하나하나 처리하자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마켓 스터디를 하기 위한 조건, 방법, 캠페인 셋업 방법에 대한 조사를 했다. 그리고 브랜드 리프트 스터디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어떤 타깃 고객들에게 어떤 빈도로 얼마만큼의 Impression을 보낼 건지 설계했다.

이럴 때는 엑셀에 능숙하게 도움이 많이 됐는데 덕분에 일일이 재계산을 할 필요 없이 시뮬레이션을 쉽게 돌려 예상 값을 도출할 수 있었다.

 

캠페인 전략 수립은 조금 더 큰 그림을 보면서 아마존 내에서 어떤 광고 형태가 클라이언트가 풀어가고 싶은 이야기와 잘 맞는지 고민을 하며 팀 내의 베테랑과 브레인스토밍을 함께 했다.

 

아마존에는 정말 다양한 아마존 내에서 Operating 하는 광고 기회들이 있는데 이런 이 클라이언트의 크리에이티브 스토리 라인과 파이어티비 (나무 위키)에 있는 광고 스팟들과 찰떡이라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현재 캠페인은 진행 중인데 결과가 정말 눈에 띄게 좋아서 신이 난다.

 

그렇게 한 달 두 달이 지났다.

그 사이에 이 브랜드뿐만 아니라 내가 원래 맡고 있던 브랜드들에게 잔잔히 뿌려놨던 씨앗들도 싹을 트기 시작했다.

어떤 클라이언트의 첫 예상 투자 금액이 2억 원이었는데 내가 갖고 있는 인사이트들과 정보들로 스토리 라인을 만들어서  6억 원으로 계약을 체결시키며 업셀에 성공했고, 다른 브랜드는 현재까지 아무런 연결 고리가 없었던 그 회사의 브랜드 팀과 첫 Kick off 미팅을 내가 성사시켜서  곧 Test & Learn으로 정말 새로운 형태의 캠페인 제안서를 준비 중이다.

 

더 흥이 났던 건 또 다른 브랜드의 1분기 캠페인을 분석해서 최적화를 이래저래 해봤는데 성적이 예상외로 정말 좋아서 2분기 때는 추가로 +120% Quarter of quarter 투자를 받아냈던 것이다. 역시 나는 숫자로 보이는 결과가 잘 나올 때 기분이 좋다.

 

이렇게 지난 1분기는 바쁘게 흘러갔다.

여전히 정확히 몰라서 실언을 할 때도 있지만 이제는 디지털 마케팅에서 어떤 용어들이 쓰이고, 어떤 캠페인을 추천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어떤 전략들이 있는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제 기초가 어느 정도 잡혀서 실행으로 결과를 도출할 때이다. 난 이제 병아리에서 벼슬이 조금 돋아나고 있는 병아리 닭이 되고 있는 것일까?

 

이렇게 본질적으로 내가 하는 일에서 온 몸으로 자극을 받고, 배우고, 생각했던 건 꽤 오랜만이었던 것 같다.

사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시점, 저 일억 개의 일에 파묻혀서 정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다음 2분기 업데이트를 할 때는 지금처럼 "사람이니깐 어떻게든 되더라"라고 해보고 싶다.

이렇게 디지털 마케터라는 말이 조금은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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